누구나 쉽게 여객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마라도는 제주도에서도 여객선으로 30분이나 더욱 남쪽으로 가야 만날 수 있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입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조금이라도 기상이 좋지 못하면 여객선이 출항할 수 없으며, 여객선이 출항한다고 하더라도 마라도내 선착장이 높은 파도를 막아주는 시설이 아니기에 여객선이 정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라도는 육지와 다르게 기상이 좋았다가 나빠졌다고 하면서 바로바로 기상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기상이 안 좋아지면... 2~3일이 지난 후 다시 기상이 좋아져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관광을 위해 섬을 찾았는데요.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인해 배가 뜨지 않는다면... 난감하고 또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 이번 마라도 여행에서 해당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아일락이 작성하는 게시글은 지난 게시글에서 말씀드린 내용처럼 1일차를 보내고 다음날 일어났더니.. 갑자기 안좋아진 기상으로 인해 우리는 어떻게 그곳에서 보내게 되었는지에 대해 작성해볼까 합니다.
만일, 마라도 게시글 1부, 2부에 대해 궁금하시면 아래의 링크로 접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가다. -1부- : http://jejunim1.tistory.com/529
-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가다. -2부- : http://jejunim1.tistory.com/530
갑자기 안좋아진 마라도 기상! 강한 바람과 높은 너울이 마라도를 덮치기 시작한다.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떠오르는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매년 가을/겨울철 제주도에는 '북서풍(하늬바람)'이라는 계절풍이 불어옵니다.
북서풍이라는 계절풍은 다른 계절에 비해 강한 바람이지만 이 계절풍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특징은 기상청 예보가 거의 맞다는 것에 있습니다. 봄과 여름의 경우 '북동풍(샛바람)'이 불어오며, 해당 바람은 수시로 바뀌면서 불어오고 기상 예보로 예측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가을/겨울철 '북서풍'의 경우 기상 예보가 90%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라도를 찾기 이전에 기상 예보를 확인했습니다. 다음날 오후부터 기상이 나빠져서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음날 오후에 기상이 안 좋아져도 바람이 불어온다고 바로 파도가 높아지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모두다 생각하여 다음날 오전에는 여객선을 이용해 다시 제주도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90%의 확률! 기상예보를 믿고 마라도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새벽녘부터... 민박집 창문너머로 강한 바람소리와 빗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다시 제주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두둥...
▲ 강한 바람과 강한 파도가 민박집 앞에 위치한 갯바위를 덮치고 있었습니다.
이건 머야! 날씨가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 민박집 근처의 신작로 방파제는 너울로 넘나드는 모습이 두 눈에 들어왔습니다.
▲ 강한 바람과 높은 너울이 불어오는 상황...
전날 마라도 인근 바다의 상황과 180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7시경 잠자리에서 일어나 10시 10분이 마라도에서 다시 제주도로 나가는 첫배이기에 9시경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나빠진 날씨에 바다낚시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든 복귀해야된다... 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9시가된 후 바로 여객선 터미널로 전화 문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일락 : 지금 마라도인데요. 오늘 첫배 뜨나요?
여객선 : 네. 오늘 첫배만 뜨며, 나머지 배는 기상악화로 모두다 결항입니다.
나이쓰! 우리는 돌아갈 수 있어!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저희 일행은 바로 짐을 꾸리고 첫배가 오는 시간만을 기다렸습니다.
9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점... 다시 한번 여객선 터미널로 전화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아일락 : 10시 10분에 배가 오는거 맞죠?
여객선 : 기상악화로 오늘 배 모두다 결항되었습니다.
이거는 무슨일인가... 왠! 날벼락이라는 말인가...ㅜ
주말에 찾아서 오늘나가야 내일부터 다시 회사 출근하는데... 8명의 인원모두 출근인데... 이거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된다는 말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게 되었습니다.
해당 전화를 끊고, 송악산에서 출발하는 여객선도 전화를 해봤지만 같은 상황이였으며, 방어잡이 조업을 나온 어선을 이용하고 싶었으나... 절대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의 사진이 증명할 것 입니다.
▲ 얼마나 기상이 좋지 않길래... 하면서 '자리덕 선착장'을 찾았습니다.
근데요... 엄청난 너울이 선착장 주변 높은 곳까지 덮치고 있었습니다.
▲ 엄청난 북서풍으로 인해 제주도 서남쪽 바다에 하얀 거품끼가 보입니다. 하루사이에 이렇게 변해버린 바다 상황...
▲ 자리덕 방파제의 모습입니다. 높은 곳에 위치한 방파제인데요. 그곳까지 파도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큰 여객선도 오지 못하는 상황인데... 작은 어선을 이용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우리와 그 배 자체... 둘다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8명은 그 자리에서 모두다 회사와 집으로 전화를 걸고 상황 설명과 함께 양해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우리 8명의 회사 직원분들 중 그날 우리의 상황이 못 믿겠다면... 위의 상황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못나오고 마라도에 강제 1박을 하게 되었습니다.ㅜ
아침일찍 일어나서 여객선이 결항된 소식을 듣게된 후 맞이하게 된 마라도에서의 고립 1일차!
어떻게 보내지??? 하면서... 내린 결정!
일단 '밥'을 먹고 낮잠이나 시원하게 자보자!
밥을 먹고 오후 3시까지 정말 오랜만에 낮잠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4시경... 훈조사가 갑자기 저를 깨웁니다.
훈조사 : 야~ 낚시가자... 어제 간 포인트에 가면 거기는 바람도 막히고 낚시할 수 있을꺼야
아일락, 봉조사 : 콜! 가자!
더이상 잠을 청해버리면 강한 바람과 비로 인해 아무것도 할 게 없는 밤 늦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낚시 장비를 챙기고 포인트를 찾았습니다.
▲ 마라도 북쪽과 딴판의 모습인 '남쪽' 장시덕 포인트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정말 잔잔한 호수 같습니다.
▲ 포인트로 진입해봅니다.
▲ 마라도에 여행과 낚시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찾았는데요. 저는 아직 낚시대를 담가보지 못했습니다.ㅜ
기상악화로 고립되어 짜증났지만~ 낚시대를 잡고 마라도 바다에 채비를 드리운다는 것만으로 조금 마음이 풀렸습니다.
▲ 나쁜 기상조건으로 남쪽 장시덕 근처만이 낚시 환경을 만들어주기에 이곳에는 미리 다른 낚시꾼분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앞쪽 갯바위로 나와서 낚시를 준비합니다.
▲ 낮에는 푹자고, 4시경 찾은 포인트! 바로 해질녘 타임이 찾아옵니다.
바로 낚시 채비를 해봅니다.
※ 아일락의 채비
- 1.5호대 > 2500 드랙릴 > 2.5호 원줄 > B찌 > 6번 J쿠션 > 직결매듭 > 2.5호 목줄 > 벵에돔 8호바늘, 목줄 1.5미터
마라도 대부분의 포인트는 비슷합니다. 낮은 수심층에서 긴꼬리 벵에돔이 냅다 미끼를 물어주는 곳이며, 조금 장타를 치면 엄청난 크기의 부시리/방어 들이 미끼를 물어버리며... 어떤 바다낚시어종이 잡힐지 모르는 곳 입니다.
제가 위의 채비로 낚시를 준비했는데요. 제가 한 채비는... '마라도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은 채비입니다.
마라도 현지꾼들은 강한 낚시대, 4호이상의 원줄, 1호정도의 어신찌, 여부력을 남긴 순간수중, 도래, 3.5호 이상의 목줄을 짧게하여 채비를 합니다.
그 이유는 마라도는 워낙에 낮은 수심층과 엄청난 고기가 발앞에서 입질하는 특징때문에 입질을 받자마자 강제집행을 하지 않는다면 줄이 터져나가거나 고기가 돌 틈에 숨어버려 고기 얼굴 자체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근데요. 제가 왜! 해당 채비로 했을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바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날 낚시를 하면서... 왜! 현지꾼을 따라해야되는지... 그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낚시 채비 후 밑밥을 뿌려야 되는데요. 밑밥을 뿌리지 않고 장난삼아 바늘에 크릴새우를 끼우고 발 앞에 던졌습니다.
헉! 채비가 떨어지기 무섭게... 원줄을 시원하게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이건 머야!
▲ 장난으로 던진 채비에 준수한 긴꼬리 벵에돔 한마리가 올라옵니다.
▲ 봉조사, 훈조사와 저는 쉬지 않고 긴꼬리 입질을 받습니다. 크릴새우 하나에 한마리씩!
밑밥을 제대로 뿌리지 않아도 계속해서 들어오는 입질... 이 부분이 궁금했는데요. 저녁늦게 민박집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아래와 같은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희가 서 있는 포인트 뒤쪽에 안전한 방파제가 있는데요. 그곳에서 누군가 낚시를 한다면 갯바위 앞쪽에 고기가 엄청나게 몰린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방파제쪽에서 뿌린 밑밥이 이곳의 조류에 맞게 흘러서 저희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쌓인다는 말 입니다.
그리고 장시덕 갯바위에 사람이 있다면... 뒤에 있는 방파제에서 아무리 낚시를 해도 잡어밖에 입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 이였습니다.
이 부분이 우리에게 밑밥없는 낚시를 가능하게 만든 이유인 것 같았습니다.
▲ 해가 지면서 잠시 입질이 뜸해집니다.
발앞을 공략하다가 입질이 뜸해지자~ 조금 멀리 채비를 캐스팅해봅니다.
헉!!! 낚시대까지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챔질을 하고 낚시대를 세우는데요. 이거는 오랜만에 뜰채질를 하게 만드는 녀석 같습니다.
최소 벵에돔 30 후반이며, 조금더 크면... 4짜 이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직 고기의 얼굴을 보지 못했기에... 장담할 순 없습니다. 이러다가 황줄깜정이면... 힘이 빠지기에.ㅜ
발앞까지 고기를 거의 다 끌고 온 상태. 목줄을 1.5미터로 짧게 연결했습니다. 찌가 점점 수면가까이 보입니다. 고기의 얼굴을 확인해볼까? 하면서 잠시 여유를 부리는데요. 갑자기 고기가 갯바위 가장자리로 파고듭니다.
헉...
헉...
헉...
아무리 당겨도 나오지 않는 녀석.ㅜ 그 이후 약 20분을 가만히 앉아서 고기가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20분쯤 지나도 나오지 않자... 그냥 줄을 끊고 다시 채비를 하는게 빠르겠다라는 생각으로.. 채비를 강제로 당겨서 빼게 되었습니다.ㅜ
마라도에서 오랜만에 긴꼬리 벵에돔 4짜를 만나고 싶었으나..ㅜ 이렇게 끝나버리면 안되는데.ㅜㅜㅜㅜ
▲ 점점 더 최고의 상황이 다가옵니다.
해가지면서 어둑해지는 타임! 지금이 최고의 타임입니다.
바로 봉조사에게 입질이 들어오지만... 2.5호 목줄이 땡강...
훈조사 그리고 저에게 입질이 들어오지만... 2.5호 뿐만이 아니고 3호... 저희가 가지고 있던 3.5호(가장 높은 목줄)까지 감당되지 않습니다.
아... 짜증나...짜증나...짜증나...
엄청난 입질 아니면... 아주 작은 벵에돔의 입질이 쏟아지는 상황...
그런데요.
▲ 너무나 어둑어둑해진 상황... 민박집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일행을 위해 밤낚시는 포기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갑니다.
▲ 숙소로 돌아가는 와중에... 붉은 노을님께 내일의 기상은 제발! 좋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기상악화로 인해 마라도에서의 고립 1일차는 이렇게 저물어가나봅니다.ㅜ
날씨로 인해 마라도에 강제 고립이였지만, 낚시를 잠시라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대물의 모습을 보지 못한 하루...아쉽네요.ㅜ
참...
오래전 추자도에서도 비슷한 일로 오랜기간 나오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그때는 백수에 혼자라서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일행도 많고 당장 다음날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생각나고 미치게 만듭니다.
다음날... 날씨가 좋기를 이세상 모든 신님들께 간절히 기도를 드리면서 잠자리에 들어봅니다.
다음날 눈을 뜨니 어제와는 다른 화창한 날씨가 저를 반겨줍니다.
근데요...
근데요...
근데요...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가다. -3부- 게시글은 이만 줄이며, 내일 아침 4부 게시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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