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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아빠와 딸이 함께 보낸 일주일

♡아일락♡ 2018. 11. 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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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저에게 또다른 가족이 생겼습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3년이 지난 올해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둘째가 태어나면서 와이프는 병원에 있고, 조리원에 있는 기간까지 저는 첫째딸과 함께 둘이서 지내야했습니다.

 

지난 15년 5월에 첫째가 태어나고 첫째딸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 있기에 저는 딸과 둘이서 잘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요. 현실은 그러지 못하더군요.

 

둘째가 태어난 내용에 대한 육아일기는 다른 게시글에서 찾아뵙기로 하면서, 둘째가 태어나고 와이프가 병원에 있는 기간동안 초보아빠인 저는 첫째딸과 어떻게 지냈을까요?

 

▲올해 8월 태어난 둘째입니다. 이제는 벌써 100일이라는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8월 둘째가 태어나고 엄마없는 일주일. 초보아빠와 4살딸은 어떻게 지냈을까요?

 

매일 아침 9시 30분이면 어린이집차가 집앞에 도착합니다. 어린이집차를 이용해서 등원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저는 8시 이전에 일어나서 만화TV도 켜보고 이름을 부르고, 이불을 걷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끝내는 9시가 훌쩍 넘는 시간에 일어나게되고 어린이집에 부랴부랴 전화해서 '직접 데려갈께요.' 라는 말을 남깁니다.

 

어린이집에 등원하면서 엄마의 손을 거친 딸은 이쁘게 옷도입고 이쁘게 머리도 하고 이쁘게 챙겨서 나갑니다.

 

하지만... 아빠의 손을 거친 딸의 모습은...

 

▲산적이 따로 없네요. ㅋㅋㅋㅋㅋ 분명 씻기고 뽀송뽀송 좋은 냄새가 나는 옷을 입혔는데...ㅜ

이 사진을 병원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는 와이프한테 보냈다가 욕을 엄청 먹었습니다.

 

머리를 묶을 줄 모르는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산적 모습을 하고 있는 딸을 데리고 직접 차를 운전해서 어린이집으로 등원 시킵니다.

어린이집에 도착 한 후 선생님께 머리 묶을 줄 모른다고 이실직고하고 머리를 부탁합니다.

 

딸이 없는 낮 시간동안 병원에 있는 와이프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주고, 집에와서 청소하고, 빨래하고 집안일을 합니다. 잠깐전에 첫째를 어린이집 보낸 것 같은데... 벌써 하원을 하게되는 오후 4시 30분이 다가옵니다.

 

▲어린이집에서 하원 후 엄마는 상상할 수 없는 별의별 장간감을 거실에 다 풀어놓고 놀게 만듭니다.

장난감을 안꺼내주면... 계속되는 '아빠' 소리에 저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잠시 놀던 딸은 저에게 '아빠 배고파'를 말합니다. 밥은 무엇을 줘야하나... 어떤 반찬을 줘야하나... 별의별 고민에 휩싸이다가 어쩔 수 없이 치킨을 시킵니다.

 

딸이 치킨을 좋아하기에 치킨을 시키면 잘 먹을 줄 알았는데요. 엄마가 없어서 그런지 자꾸 고집을 피웁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아이스크림으로 유혹한 후 치킨을 먹게 만듭니다.

치킨과 같이 먹는 아이스크림은 무슨 맛일까요?

 

하루이틀 지나면서 첫째딸과 친해지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요.

 

▲오늘도 변함없이 산적 모습으로 아빠차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향합니다.

 

어린이집에서 분명 뛰어놀고 했을텐대... 너무 늦게 잠을 자고 있는 모습에 저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어린이집을 하원한 후 집에서 노는게 아닌 '키즈카페'를 찾았습니다.

평일이라 조용하고 딸내미가 2시간동안 엄청나게 놀면 잘 잘 수 있다는 생각에말입니다.

 

▲유명한 제주도내 키즈카페인데요. 평일 낮시간이라 사람이 없습니다. 큰 규모의 키즈카페를 부녀가 전세낸 것 마냥 엄청나게 뛰어놉니다.

2시간동안 땀을 내면서 놀았기에 딸이 지쳐서 쓰러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제가 지쳐서 집으로 가고 싶은 욕구가 간절해집니다.

 

'은솔(딸 이름)아, 이제 집에 가자. 깜깜해졌어'

라고 말을해도... '조금 만 더 놀고 가자.' 라는 대답만 돌아옵니다.

 

어쩔 수 없이 '아빠랑 장난감 사러가자' 라는 말로 딸을 유혹하고 키즈카페를 빠져나옵니다.

이미 장난감사러 가자라고 말을 내뱉은이상... 약속은 지켜야겠죠?

 

▲집 근처의 대형마트에 들려서 장난감을 사줍니다.

 

장난감이... 왜 이리 비싼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래도 딸이 지쳤는지 일찍 잠을 청해줍니다.

아침일찍일어나 어린이집 등원시키고 집안일하고 하원시키고 씻기고 그날 입었던 옷 빨래하고 저녁 먹이고 하다보니 어느덧 밤 9시... 이시간에 딸이 잠을 청해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잠을 잘때까지 제 시간은 없습니다.

 

와... 첫째가 태어나고 와이프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단 5일만에 알아버렸습니다. 밖에서 일하고 돈을 벌어온다는 내용으로 집에서 손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내 모습을 조금이나마 반성해봅니다.

 

 

이렇게 초보아빠와 4살딸이 같이 지낸지 5일이 지난 후... 저는 솔직히 KO가 되었습니다.

이 타이밍에 '할머니 찬스'를 사용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딸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납니다.

솔직히 할머니가 딸과 함께 놀아주기에 ㅋㅋ 저에게 휴가를 준다는 의미로 부모님댁을 찾아갑니다.

 

할머니 할어버지 집에서 뛰어놀고 물놀이 하고 하면서 1박 2일을 보낸 후 딸과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둘째를 낳고 병원에 있던 와이프도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제는 3명이 아닌 4명이 한가족이 되었습니다.

 

▲요즘 제 딸은 부쩍 커서 엄마 아빠가 싸우고 있으면 서로 손을 잡게 만들고 '엄마 아빠 싸우지마' 라고 말을 합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저는 제 성격때문에 잘 놀아주지도 않았고, 집안일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정말 이기적이였습니다.

하지만, 둘째까지 태어나고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가 생긴 지금. 저는 또다른 삶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고 자식을 위해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이시간에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이세상 모든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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