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에 접속해서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블로그에 소홀했던 이유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월). 아침일찍 출근을 했던 저에게 오전 11시경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 왈 : "아버지 사고 났어. 지금 당장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와라"
이유에 대해 어머니께 여쭤보려고 하였으나 이미 어머니의 말투에서 정신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는 바로 운전을 하고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친척분께서 접수를 하고 계셨습니다. 도착함과 동시에 응급실 출입증을 받고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2명의 의사와 4명이 간호사가 아버지의 상태를 다급하게 살피고 있었기에 응급실안에서 아버지를 찾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의사분께서 저에게 계속해서 아버지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말을 걸라고 하고 있었고... 그때까지 저는 이게 무슨일인지 몰랐습니다. 사전에 어머니께 어떻게 사고가 난건지 듣지도 못했고 다급하게 병원을 찾았던 저는 그저 아버지가 제 말에 대답을 해주기만 바랄 뿐 이였습니다.
어머니도 조금 있다 응급실로 도착하시고 어머니께 사연을 들었더니, 아버지가 귤밭에서 큰 삼나무 가지치기를 하시다가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하고 급하게 이루어진 엑스레이 촬영, CT촬영, 초음파 검사에서 뇌출혈, 척추골절, 골반 분쇄 골절, 폐 피멍 등등등 복합적으로 큰 사고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검사 결과를 듣던 중 의사선생님께서 저에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은 저는 더욱더 아버지를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돌아가시더라도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저를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응급실에서의 약 2시간동안 내부출혈에 의해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고, 아버지의 맥박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아버지가 제 말에 반응을 하도록 계속해서 아버지를 부르고 깨웠습니다.
2시간 후 지속된 수혈에 의해 아버지의 맥박이 조금 잡히고, 아버지가 눈을 뜨고 본인의 이름을 말을하면서 바로 다시 뇌 CT를 찍고 중환자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약 3주간 계셨던 중환자실 입니다.
아버지께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중환자실로 향하고 저와 어머니는 3주동안 중환자 대기실에서 무한 대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검사 결과를 듣기위해... 아버지가 혹시라도 잘못될 수 있다는 걱정에...
중환자실에 입원한지 5일만에 인공호흡기를 떼었지만, 아버지께서는 정신이 들면서 뼈가 부러진 부분에 가해지는 고통과 폐에 가해진 충격으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셔서 다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약 10일을 또다시 중환자실 생활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3주동안 저는 매일같이 하늘을 바라봤던 듯 합니다. 이 사진도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답답해 바라 보았던 그때 당시 하늘의 모습입니다.
▲지난 2017년 추석에 아버지와 저와 그리고 제 딸의 모습을 제 와이프가 멀리서 찍었던 사진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사고가 나시고 그 이후 제가 눈물을 보이면 어머니도 약해지실까 라는 걱정에 계속 강한 모습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고는... 혼자 병원 뒷편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응급실에서 아버지가 제발 눈을 한번 뜨고 나를 봐줬으면 하는 마음...
중환자실에 면회시간에 들어갈때마다 언제나 인공호흡기를 끼고 계셨던 모습에 인공호흡기를 빼고 목소리를 들려주셨으면 하는 마음...
매일같이 가슴으로만 울고 마음을 다잡고 하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환자실 입원 후 약 3주가 지난 시기에 아버지께서 지속된 마취 및 진통제 약 기운에 망상증세가 있긴했지만 많이 좋아지셔서 일반 병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2달이 넘는 시간동안 어머니와 저는 돌아가면서 아버지 병간호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사고 때문에 귤농장의 일은 제 몫이 되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와 같이 귤농장을 일손을 계속해서 도와드리면서 어깨너머로 알게 된 내용을 토대로 어떻게든 수확을 하고 판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일반병실로 옮기셔도 척추뼈와 골반뼈 골절로 인해 뼈가 붙고 근육이 생길때까지 걸을 수 없는 상태인 아버지는 계속해서 침상생활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 아버지는 점차 좋아지셨습니다.
그리고 사고가 난지 3달이 지난 1월 중순에 아버지는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1월 중순에 퇴원을 하셔도 계속해서 저와 함께 병원 통원 치료를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병원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신 후 아버지는 더욱 빠르게 좋아지셨고 나이가 있기에 아직 척추뼈와 골반뼈가 모두다 붙지 않아 걸으시는데 불편함이 있지만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2시에 저혼자 병원에서 아버지의 상태 상담을 받으러 다녀왔습니다. 추락하면서 다쳤던 폐의 경우 모두다 좋아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사고난 내용을 블로그에 작성하는데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성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작성하는 이유는... 제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보고자 해서 작성하고 있으며, 작성된 게시글은 오히려 제가 더 또다시 읽고 또다시 읽고 하려고 합니다.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인공호흡기를 하고 계실때... 어머니에게 미안하셨는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눈은 어머니를 바라보지 못하고 혼자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느낀 내용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될진 모르겠습니다.
"왜 부모는 바람처럼 살아야 하는가..." 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번 아버지 사고 후 이 글귀를 읽고 부모님께 정말 죄송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식이자 한집안의 가장인 저는 앞으로 더욱 책임감있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언제나 말이 앞서는 사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으로 말입니다.
2018년 모두다 건강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게시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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