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수온이 차갑게 오랜기간 유지된다면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도 해당 수온에 적응해서 어느정도의 먹이활동을 해줍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바다의 수온이 하루하루 다를경우 물고기도 적응하지 못해 자신의 서식지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들쑥날쑥한 바다의 수온으로 물고기의 활성도는 점점 떨어지고 밑밥과 먹이에 반응하지 않기에 낚시꾼들은 꽝낚시를 자주하게 됩니다.
겨울철이 된 후 많은 나날 제주도의 이곳저곳 바다를 찾고 있습니다. 본류대가 콸콸흐르는 곳을 찾았을때는 엄청난 벵에돔 입질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조류 소통이 좋지 않은 날은 대상어의 입질뿐만 아니라 잡어의 입질도 받지 못한 날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꼭! 대상어의 입질을 받으리라! 는 기대감을 가지고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에 위치한 부속섬을 찾았습니다.
때는 2016년 설연휴 오후 2시....
제가 다녀온 포인트는 어디일까요???
▲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보목항의 모습입니다.
이날 저는 보목동 바로 앞에 위치한 섶섬으로 출조를 하게 되었습니다. 출조를 위해 보목항에 도착해서 유어선에 올라탑니다.
▲ 바로 섶섬으로 추~울~발
▲ 설 연휴 기간으로 많은 분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보목방파제의 경우 벵에돔뿐만 아니라 무늬오징어 에깅낚시의 명포인트이기도 합니다.
▲ 이날 원래 지귀도를 찾고 싶었는데요. 오전시간대에 워낙 많은 낚시꾼들이 진입해서 자리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섶섬을 찾게 되었습니다.
오후 2시경부터 시작하는 낚시는 오후 6시까지 해질녘 타임까지 이어질 계획입니다.
▲ 보목포구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앞에 섶섬이 보입니다.
▲ 눈이 쌓인 한라산을 뒤로 하고 배는 점점 섶섬에 가까워집니다.
▲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낚시꾼들이 섶섬을 찾았습니다.
▲ 섶섬 북쪽의 모습입니다. 많은 분들이 모르는 무늬오징어 포인트입니다. 보목방파제와 섶섬 사이에는 엄청난 무늬오징어 자원이 있으며, 1년 4계절 무늬오징어 낚시가 가능한 곳 입니다.
▲ 설연휴이기에 많은 낚시꾼들이 제주도내 이곳저곳 포인트뿐만 아니라 섶섬에도 많이 찾았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원래 찾고자 했던 섶섬내 포인트 "황개창 포인트"에는...
▲ 낚시꾼이 없습니다.
▲ 황개창 포인트는 섶섬의 서남쪽에 위치한 포인트로 들물/썰물 모두다 낚시가 가능한 곳이며, 많은 벵에돔 자원이 있는 곳 이기도 합니다.
▲ 황개창 포인트의 남쪽 지점에만 몇몇 낚시꾼이 있으며, 다른 포인트에 비해 낚시꾼이 찾지 않았습니다.
원래 찾고자 했던 포인트에 낚시꾼이 없어 내릴 수 있다는 것. 낚시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 이날 출조는 제 낚시 친구인 봉조사, 말조사와 함께 찾았습니다.
▲ 그리고 2명의 선배와도 같이 찾았습니다. 5명이 밑밥을 쉬지 않고 뿌리고, 해질녘 타임 한방을 바라보는 낚시! 분명 승산있습니다.
▲ 포인트 앞에서는 좋은 날씨에 유유자적 카약을 타고 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보입니다.
최근 제주도내 여러곳에서는 카약을 이용해서 레져를 즐기시는 분들이 심심치않게 보입니다. 근데요. 제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제주도 바다에서 즐기는 카약은 위험해 보입니다. 가까운 곳은 괜찮지만, 먼 바다에서 즐기는 카약은 제주도의 심한 바람에 분명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정해봅니다.
▲ 황개창 포인트 중 제가 원하는 장소에 자리를 잡아봅니다. 포인트 주변 수심은 약 7미터 정도입니다. 하지만, 전방 5미터부터는 수심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아울러, 들물때는 조류가 제주 본섬 방향으로, 썰물때는 먼바다로 조류가 잘 흘러가주는 곳 입니다.
예전 이곳을 찾았을때 스킨스쿠버 분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수심이 급격히 떨어지는 곳에 엄청난 대물 벵에돔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여름철같은 경우는 벵에돔이 밑밥에 반응해 쏟아오르면서 입질을 하겠지만, 지금은 바다의 수온이 차가운 시즌입니다. 먹이를 대상어가 있는 수심층까지 이쁘게 가져다 주는게 관건입니다.
※ 아일락의 채비
- 1호대 > 2500 LBD릴 > 2.5호 원줄 > B찌 > 2번 J쿠션 > G2 좁쌀봉돌 > 직결매듭 > 1.75호 목줄 > 벵에돔 6호바늘, 목줄 4m 50m
낮시간대이기에 갯바위 주변보다는 원거리 캐스팅 후 조류에 채비를 태워야합니다. 원거리 캐스팅 시 공략 수심층이 상당히 깊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제로찌의 경우 해당 수심층을 공략하기에 힘이 듭니다. 아울러, 00찌, 000찌의 경우 조류가 원활히 흘러가주지 않을시에는 입질 파악이 어렵습니다.
원줄의 감각낚시 보다는 오히려 어신찌를 보는 낚시를 하는게 더욱 좋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B찌와 -B찌 이상의 채비를 선택하고 목줄을 최대한 길게 꾸린 후 수심 중하층을 공략해봅니다.
만일, 조류가 살아날때는 바로 채비 교체를 해주면되기에 일단 위의 채비로 낚시를 시작해봅니다.
▲ 바늘에 미끼를 끼우고 몇번의 캐스팅을 한 결과, 크릴새우가 계속해서 살아서 돌아옵니다. 갯바위 주변에 밑밥을 뿌려도 잡어가 피어오르지 않고, 원거리/가까운 곳 모두다 미끼가 살아서 돌아옵니다.
살아서 돌아온 미끼를 만져보면 수온이 정말 차갑다는게 느껴집니다.
이럴때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더욱 열심히 밑밥을 뿌리고 입질을 기다리는 것 밖에 없습니다. 이러다가 철수가 되면... 빈손으로 집으로 가면 되고요.
오늘도 가망이 없나? 라고 생각을 하는 찰나에 입질이 들어옵니다.
▲ 에잇! 바닥까지 내려간 채비에 잡어가 물어줍니다. 어랭이가 물어줬다는 말은 제 채비가 바닥까지 잘 내려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원하는 대상어는 입질을 하지 않고 바닥에 서식하는 잡어들이 물어준 상황입니다.
그리고 때마침 썰물 조류가 먼바다로 잘 흘러가줍니다. 이때는 바로 채비교체!
▲ 000찌로 채비를 교체하고 조류에 채비를 흘려줍니다.
이곳의 조류는 원거리 캐스팅 후 왼쪽 곶부리로 조류가 받치면서 먼바다로 흘러가줍니다. 원거리에서 곶부리로 채비가 받칠 때 입질을 받아야합니다.
000찌를 이용해서 중층까지는 공략을 포기하고 바로 수심깊은곳을 바로 노려보는 낚시를 시작합니다.
근데요. 계속해서 낚시를 이어가지만... 입질이 없습니다. 이정도 되었으면... 어떤 입질이라도 들어와야 정상인데 말입니다.
이럴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채비교체라는 부분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번 채비 교체!
▲ 0찌로 교체하고 원거리 보다는 갯바위 주변 수심 7m정도 권을 공략해봅니다.
▲ 지속적으로 투입된 밑밥에 작은 잡업들이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 밑밥을 먼저 주변에 뿌리고 밑밥을 뿌린 지점보다 조금 멀리 캐스팅 후 채비를 가라앉히면서 갯바위 주변으로 끌어들인 후 낚시를 이어갑니다.
수면에 있는 잡어들의 눈을 따돌리는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는 듯 합니다.
오랜만에 원줄까지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 깊은 수심까지 내려간 제 채비에 원줄까지 가져가는 입질! 자리돔입니다.
평소같으면 자리돔이 정말 밉겠지만, 이날은 자리돔 한마리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자리돔이 움직인다는 것은 벵에돔도 움직일 확률이 있다는 것 이기 때문입니다.
▲ 낚시를 시작하고 말조사, 봉조사한테도 입질 한번 들어오지 않네요.
▲ 제 오른쪽에 있던 선배 2명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입질이 들어오지 않는 이 시점... 저는 해질녘 타임까지 낚시를 할 장소를 변경합니다.
황개창 포인트 남쪽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 봉조사와 저는 남쪽으로 자리를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장소가 황개창 포인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 입니다.
유어선에서 내릴 때 사람이 있어서 이 장소에 서지 못했는데요. 그분이 철수를 하자 이곳으로 자리를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긴 후 채비 교체!
▲ 3B > -3b 순간수중 > 도래 > 2호목줄 > 벵에돔 5호바늘, 전체수심을 8m에 맞춘 반유동 낚시
정말 오랜만에 벵에돔 낚시를 하면서 반유동 채비를 해보게 됩니다. 밑밥을 아무리 뿌려도 잡어가 수면까지 부상하지 않고, 중층에서 자리돔들이 밑밥과 미끼에 반응하는 상황이고, 그 밑으로 채비가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새로 이동한 장소의 조류 상태가 용승조류와 반탄류와 다양한 조류의 만남으로 돌고 돌아버리는 상황이였습니다. 00, 0찌, B찌의 경우 원줄이 조류에 빨려들어가서 채비 컨트롤이 전혀되지 않고 밑채비는 원줄에 가해지는 힘에 의해 떠올라버립니다.
맘편한 낚시를 위해 반유동 낚시를 선택하고 원줄을 계속해서 풀어줍니다. 입질이 들어오면 어신찌는 당연스럽게 물속으로 쏘옥하고 들어갈 것 이고 강한 입질의 경우 원줄에 힘이 전해질 것 이기 때문입니다.
▲ 채비를 바꾸고 이리저리 살펴봐도 아무 장소에서도 입질 소식이 전해지지 않습니다.
▲ 점점 해는 수평선가까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그런데요. 아주 많이 풀어졌던 원줄이 갑자기 팽팽해지면서 초릿대를 가져가는 입질이 들어옵니다.
이런입질 아주 오랜만이고 정말 반갑습니다.
챔질 후 제 손에 전해지는 느낌은 분명 벵에돔이지만 큰 사이즈는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달래면서 오랜만에 전해진 입질을 즐겨봅니다.
▲ 딱 25cm가 되는 벵에돔 한마리가 드디어 얼굴을 비췹니다. 정말 오래 기다려서 받은 입질이 제가 원하는 사이즈가 아닌 벵에돔... 조금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벵에돔 입질을 받았으니 괜찮습니다.
▲ 해는 점점 떨어지고 해질녘 피크타임이 되어갑니다. 철수하기 직전 해질녘 타임에 분명 입질이 들어올 것이라고 믿어봅니다.
▲ 피크타임이 되자 이곳저곳 모두다 더욱 열심히 낚시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입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 낚시꾼의 어깨에 곰 세마리가 앉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제 낚시의 마무리가 거의 다 되는 시점에 갯바위 주변에서 다시 한번 받은 입질!
▲ 이전에 받은 벵에돔과 비슷한 사이즈의 긴꼬리 벵에돔입니다. 겨울철 바다를 찾는 이유는 대물급의 벵에돔 입질때문에 오는데요. 이런 사이즈는... ㅜㅜ
30cm가 되지 않는 녀석들은 바로바로 방생해줍니다.
▲ 해가 늬엿늬엿... 이제 곧 어두컴컴해지는 시간... 저희는 정말 열심히 낚시를 하였습니다.
▲ 하지만, 해가 수평선 너머로 넘어가는 시간까지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요즘 저에게 "어복"이라는 두글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꽝" 이라는 한글자가 저를 잡아먹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저는 바다를 또다시 찾습니다. 그이유는, 꽝낚시를 해도 제 마음 한켠에는 "다음에는 물겠지.."라는 희망을 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물겠지..." 저는 또다시 낚시 장비를 챙기고 제주도의 바다를 찾아봅니다.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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