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바다낚시천국 제주도. 제주도는 여행자의 땅! 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바다낚시꾼들이 한번쯤은 찾고싶은 곳 이기도 합니다.
제주도 바다! 그곳에서 낚시대를 드리우면 누구나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이런 부분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낚시꾼의 로망 제주도! 제주도의 바다낚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한 조황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때도 있습니다.
20년~30년 이상 바다낚시를 즐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꾸준히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는 입장에서 제주도 바다낚시 대표어종 [벵에돔]에 대해 작성해볼까합니다.
1. [벵에돔]이라는 물고기를 아시나요?
벵에돔은 농어목 황줄깜정이과이며, 별칭은 바다의 흑기사이고 제주도를 대표하는 바다낚시어종입니다.
※ 입질 후 물속의 동굴로 바로 숨어들어가는 힘이 강하며, 어체는 검은색을 띄고 있기에 바다의 흑기사라고 부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감성돔 못지않게 벵에돔 낚시가 많이 유행하고 있으며, 벵에돔만을 위한 바다낚시 대회도 있습니다. 벵에돔 다른 어종보다 유난히 경계심이 강해 한번 입질받기도 힘들지만, 무리 생활을 하는 벵에돔을 만나게되면 엄청난 마릿수의 벵에돔 낚시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근데요. 벵에돔은 대표적인 4대돔(돌돔, 참돔, 감성돔, 벵에돔) 중 성장시기가 가장 느립니다.
3년정도 자라야 20cm가 되며, 30cm가 되려면 6년~7년 이상을 자라야한다고 합니다. 40cm 이상을 자라려면... 정말 오랜 기간이 소요되며, 40cm 이상의 벵에돔은 대물이라고 부릅니다.
벵에돔을 주 대상어로 낚시를 다니는 낚시꾼들에게 40cm 이상의 벵에돔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바랍니다.
2. [벵에돔]은 2가지 부류로 분류되시는 것을 아시나요?
벵에돔은 긴꼬리 벵에돔과 일반 벵에돔 2가지로 분류됩니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서로 닮았으나, 자세히 보면 그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위의 사진 중 위의 벵에돔은 일반벵에돔, 아래 벵에돔은 긴꼬리 벵에돔입니다.
꼬리의 모양과 아가미에 있는 검은색 테를 확인하시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 왼쪽의 사진은 일반 벵에돔, 오른쪽의 사진은 긴꼬리 벵에돔입니다. 일반 벵에돔은 아가미에 검은테가 없습니다.
제가 긴꼬리 벵에돔과 일반 벵에돔을 말하는 부분은 같은 부류의 물고기이지만 습성이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 벵에돔은 조류가 느린 곳, 홈통 부근에서 많이 잡히며, 조류가 강한곳은 긴꼬리 벵에돔이 서식합니다. 두 물고기는 체형이 조금 다르기에 입질 후 저항하는 힘이 많이 다릅니다.
일반 벵에돔 40cm라면 긴꼬리 벵에돔 35cm와 힘이 비슷할 것 입니다.
벵에돔 낚시를 즐겨 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반 벵에돔보다는 긴꼬리 벵에돔의 입질을 더욱 기다립니다.
3. 제주도에서의 [벵에돔낚시] 계절별 분류
벵에돔 낚시 천국 제주도이지만 엄연히 낚시가 잘 이루어지는 계절과 비수기인 계절이 존재합니다.
봄철 : 제주도에서 가장 벵에돔 낚시가 이루어지지 않는 계절입니다. 매년 2월~3월 찾아오는 영등철이 끝난 후 4월~5월까지의 계절은 수온이 들쑥날쑥하며, 제주도 현지인들도 낚시를 잘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4월달에 찾아오는 고사리장마 시즌에 반짝 벵에돔 얼굴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 : 매년 6월달 찾아오는 장마철부터 제주도에 벵에돔 시즌이 찾아옵니다. 매년 5월말~6월달은 벵에돔 산란철이기도 하며, 산란철을 맞이하여 대형 벵에돔이 연안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이곤합니다. 아울러, 장마철 제주도 벵에돔 낚시는 25~35cm 급의 마릿수 조황을 보이는 시즌이기도 합니다.
혹시 24절기 중 "망종 [芒種]"을 아시나요?
망종은 양력으로 6월 6일경이며, 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이 시기는 옛날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였다고 합니다.
근데요. 제가 왜 갑자기 "망종"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제주도에서 아주 오랜기간 낚시를 즐긴 분들은 알고 있을 것 입니다. 저도 이 내용을 몇십년... 저보다 30년 넘게 오랜 기간 낚시를 즐기고 있는 제 아버지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2월, 3월 "영등철"이 지나고, 제주도에 가장 큰 바다낚시 비수기가 오며, 그때는 낚시를 하지 말라고하며, 5월달이 지나 6월초 "망종" 이라는 절기가 찾아오면, 그때부터 제주도에 벵에돔 낚시 시즌이 다시 열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름철 벵에돔 낚시는 높아지는 수온으로 인해 엄청난 잡어(전갱이, 자리돔 등등)를 극복해야만 잡을 수 있습니다.
가을철 : 여름이 지난 후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면 높아진 수온이 알맞은 수온으로 내려가 낚시가 잘 된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정작 바다를 찾아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높아진 수온이 차츰 내려가는 시기로 봄철처럼 수온이 들쑥날쑥하여 복불복 벵에돔 조황을 보이곤합니다.
겨울철 : 제주도 벵에돔 낚시에서의 최고의 시즌입니다. 많은 분들은 여름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직접 제주도에서 낚시를 즐기다보면 여름철보다 겨울철이 최고의 시즌이며, 겨울이 찾아오는 11월말부터 12월말, 1월초까지는 엄청난 벵에돔 조황을 만나곤합니다. 그리고 이시기에 잡히는 벵에돔 크기도 다른 계절에 보던 25~30cm 급이 아닌 대형급으로 만나게됩니다. 하지만, 겨울 잠깐의 벵에돔 시즌이 지나면 영등철이 찾아온 후 벵에돔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집니다.
4. 타지역과 조금 다른 제주도만의 벵에돔 낚시 채비
제주도는 화산지형으로 다른 지역과 다른 바다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벽 형태 갯바위에서 벵에돔 낚시가 주로 이루어지는 타지역과 다르게 제주도는 낮은 수심에서 이루어지는 벵에돔 낚시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제주도의 대부분 도보포인트의 경우 수심이 낮은 곳은 50cm, 깊어봐야 5미터내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 수심 50cm에서 벵에돔이 잡히냐고요? 잡힙니다. 그것도 엄청난 녀석들이 말입니다.
저는 제주도내에서 낚시를 할 때 대부분이 이렇게 채비를 꾸립니다. (포인트 여건상 채비 교체는 수시로 이루어집니다.)
- 1호~1.5호대 > 2500 드랙릴 혹은 LBD릴 > 2호 ~ 2.5호 원줄 > 00~0~B찌 > 찌부력, 조류 상황에 맞는 수중쿠션 > 직결매듭 > 1.75호~2호 목줄 > 벵에돔 6호바늘, 목줄 3~4미터
낚시대 : 1호~1.5호 - 낚시대는 연질대가 아닌 허리힘이 강한 벵에돔 전용대를 사용합니다. 낮은 수심층에서 받은 입질인데요. 고기가 수중여로 파고들기전에 얼른 꺼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릴 : 벵에돔 낚시는 참돔낚시처럼 원거리를 흘려서 받는 입질이 아니기에 2500번~3000번 릴이면 충분합니다.
원줄 : 저는 2호, 2.5호가 감긴 스풀을 따로 들고다니며, 그날 상황에 따라 원줄을 체크해줍니다. 아울러, 세미플로팅 계열의 원줄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바람 많은 제주도에서 플로팅계열의 원줄은 바람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 겨울 대물시즌과 밤낚시를 갈때는 3호이상의 원줄로 교체하여 다니기도 합니다.
찌 : 많은 분들이 생각할 때 찌가 가장 궁금하실 것 입니다. 찌의 선택은 그날 바다 상황에 따라 180도 달리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제주도 낚시꾼들은 00찌~0찌 계열의 저부력찌를 선호하고, 기본 채비로 셋팅하여 낚시를 하다가 채비 교체를 하곤 합니다.
수중쿠션 : 찌의 선택, 조류의 상황에 따라 -G2~G6번까지 선택하게 됩니다.
목줄 : 저는 1.5호 이하의 목줄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1.7호 이상의 목줄을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제주도의 낮은 수심층과 벵에돔 이빨에 있습니다.
낮은 수심층에서 받은 입질이고 빨리 고기를 꺼내야 하는 상황에 얇은 목줄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바늘 : 감성돔 2호 혹은 벵에돔 6호 바늘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입질 형태에 따라 바늘의 크기도 달라지곤합니다.
위의 내용은 저에 맞추어진 벵에돔 낚시 채비입니다. 해당 부분은 낚시꾼마다 모두다 다를 것이고, 그날의 바다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근데요. 제주도의 바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제주도 낚시꾼들이 타 지역의 바다를 찾으면 꽝을 치듯이, 타 지역의 분들도 제주도를 찾았을 때 꽝낚시를 할 것 입니다. 그 이유는 제주도 바다 여건(낮은 수심, 이것도 저것도 아닌 조류 상황, 높은 너울, 바람 등등등)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때, 제가 전해드릴 수 있는 벵에돔 낚시 TIP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갯바위에 너울이 치는 날, 벵에돔은 경계심없이 입질을 해줍니다.
▲ 제주도내 갯바위는 낮은 수심으로 낮시간대에는 정말 많은 잡어의 공격을 받습니다. 잡어와의 싸움으로 벵에돔이 있어도 벵에돔 입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때문에 잡어가 빠지는 해질녘 골든타임을 정해 낚시를 즐깁니다.
위의 2가지 상황(너울, 해질녘)이 겹쳐지는 날! 이날은 제가 바다를 찾는 날 입니다.^^
아래에는 어느 지역에서나 벵에돔 낚시를 즐기실때 알아야 할 낚시 정보입니다.
- 암초 주변이 근거지인 어종
벵에돔은 은신처에 집착하는 습성을 가졌기 때문에, 바늘에 걸렸을 때 본능적으로 암초 쪽으로 질주합니다.
암초를 의지해 살아가는 벵에돔으로서는 도주하고자 하는 목표가 당연히 암초지역인 것 입니다. 벵에돔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암초대로 파고드는 벵에돔을 제압하는 것과, 암초대를 피해서 끌어내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 이빨이 강한 벵에돔
벵에돔은 몸크기에 비해 입이 작고, 굵은 이빨이 없어 큰 먹이를 포식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강한 이빨을 가지고 있습니다.
벵에돔의 이빨을 살펴보면 상하의 턱에 매우 가늘고 날카로운 이빨이 띠를 이루고 있고, 그 바깥쪽에 문치(門齒)가 일열로 늘어서 있습니다.
이 문치는 강하지는 않지만 매우 날카로우며, 특히 대형 긴꼬리벵에돔의 문치는 의외로 날카로와 바늘을 삼켜 목줄이 입안으로 들어 갔다면, 웬만큼 굵은 목줄이라도 끊겨버립니다. 소형 벵에돔이라도 이 문치에 목줄이 쓸리면 흠이 생길 수 있으며, 몇 마리 낚은 후에는 반드시 목줄을 점검해야합니다.
5. [벵에돔]을 조금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숙회'는 위의 사진처럼 생선의 포를 뜬 부분 중 껍질 부분만 '토치'를 이용하여 살짝 익혀주는 것을 말합니다.
▲ 위의 사진을 보시면 일반회와 숙회를 구별하실 수 있으시겠죠?
'숙회'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회를 뜨는 것보다 조금더 수고가 가미되며, 토치로 잘못 껍질을 익혀버리면 살 전체가 익어버려서 회의 맛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숙회'의 매력 : 살의 식감은 일반 회와 똑같이 느끼며, 껍질 부분은 살짝 익혀 있기 때문에 고소한 맛을 같이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횟집에서 4대돔(돌돔, 참돔, 감성돔, 벵에돔)회를 드실 때 참돔, 감성돔, 벵에돔의 경우 포를 뜬 부분 중 한쪽은 껍질을 익혀서 달라고 하시고, 한쪽은 일반 회처럼 주시라고 해보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확인한 제주도 벵에돔 낚시 정보 어떠셨나요?
위의 내용이 누군가는 모두다 알고 있는 내용이 될 것이며, 누군가는 모르고, 누군가는 반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위의 정보는 바다를 찾을때마다 다시 한번 머릿속에 상기하는 내용이라는 점 알아주셨으면합니다.
바다바람을 맞으면서 하루종일 갯바위에 서 있는 것 만큼 힘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내 머릿속의 모든것을 지울 수 있어서 그 시간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이번주도 바다낚시 출조 계획을 세워보면서 이만 게시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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