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낚시]할아버지때문에 벵에돔을 잡은 사연!

 

요즘 블로그에 다시 열심히 접속하고 열심히 글도 올리고 활동하고 있는 '아일락'입니다.

 

 

오랬동안 바다낚시에 대한 글을 등록하지 못하다가~~~ 제주도 바다낚시에 대해 글을 등록하려고 이렇게 블로그에 접속했습니다.

 

 

요즘의 제주도는 낮에는 한여름처럼 덥다가 아침, 저녁으로는 정말로 쌀쌀합니다. 아침 새벽 혹은 늦은 저녁에 낚시를 가시는분들은 꼭 따뜻한 외투를 챙기고 출조하셔야 할 듯 합니다.

 

 

※ 요즘 제주도에서 바다낚시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찌낚시 어종은 거의 잡히지 않고, 에깅낚시에 키로급 이상의 무늬 오징어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때 저는 언제나 해안도로를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해안도로를 통해서 집으로 돌아올때는 평소에 출근하는 시간보다 시간이 배이상 걸리지만, 하루종일 회사에서 힘들었던 내 모습을 잠시나마 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제주도는 바람한 점 없고, 정말 좋은 날씨가 계속되기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꼭 갯바위에 서서 짝대기를 한번쯤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제차 트렁크에는 가벼운 에깅낚시 도구가 있습니다. 찌낚시 장비는 너무나 큰 부피를 차지하고 이것저것 준비할게 많기에 간편하고 생활낚시인 에깅낚시 장비만 들고 다닙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가까운 포구에 잠깐 차를 세우고 따뜻한 캔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포구를 구경하고 있는데요. 방파제 중간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한분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잡으신 고기를 보니... 살림망에 구이용 혹은 조림용으로 정말 좋은 사이즈~ 25cm 정도 되는 벵에돔이 많이 잡혀있는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언제나 그렇듯~~ 할아버지께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건냈습니다.

 

 

※ 할아버지와 제가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 아일락 : 삼춘~~ 고기 많이 잡혐수과???(고기 잘 잡히고 계신가요?)

- 할아버지 : 맨날 못잡당~ 오늘 구릿좀 잡혐수다.(매일 못잡다가. 오늘 벵에돔 잡히고 있어요.)

- 아일락 : 손자뻘인디 그냥 말 편하게 하십서~~(손자정도 되는데 말 편하게 하세요)

- 할아버지 : 허허허~ 해창에는 언제나 이자리에서 먹을만한 괴기 나왐쪄~ 제주도 아이냐?(해질녘에는 언제나 이자리에서 고기가 잡히고 있어! 제주도사람 이구나~)

- 아일락 : 네네~ 여기 윗동네 살맨마심~ㅎㅎ 나도 원래 낚시 막 좋아해마심~ ㅎㅎ 잠깐 미쓰이까나 치카?? 해멍 둘러보고 있언 마심~~(윗동네 살고 있어요. 나도 원래 낚시 좋아해서 잠깐 무늬오징어 낚시하러 왔어요.)

- 할아버지 : 미쓰이까?? 에기로??? 야야야~ 경해믄 안된다. 괴기 다 도망간다~~(무늬오징어?? 안되안되. 에기에 불러모은 고기 다 도망가!)

- 아일락 : 나도 낚시하고 싶은디마심....(저도 낚시 하고 싶어요.)

- 할아버지 : 경해믄..너 낚시대만 가졍와그네 나 미끼로 해그네 구릿 낚시 허라~(그러면.. 너 에깅낚시 장비 가져와서 내 미끼로 벵에돔 한번 잡아볼래?)

 

제 마음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에깅낚시대에 합사줄이 감겨있는 릴로 무슨 찌낚시를 한다는 말인가....

일단 제차의 트렁크로 가서 낚시 장비를 다시 한번 살피기 시작했습니다.(할아버지의 낚시를 방해할 수 없기에.,..)

 

많은 생각을 하다가... 고기를 잡든 못잡든~~ 어두 컴컴해질때까지는 1시간?? 정도가 있기에~~~ 그냥 에깅 장비에 찌를 연경해서 낚시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낚시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안전을 우선으로 하기에 구명조끼를 가지고 다니는데요. 구명조끼의 각 주머니마다는 제가 언제나 사용하는 찌낚시 장비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 에깅대 8.2피트 > 2000 드랙릴 - > 1호합사 - > 기자쿠라 0찌- > J쿠션 > 1.7호 목줄 2미터 - > 감성돔바늘 2호

- 목줄을.. 평소의 2배이상 짧게 연결했습니다. 에깅대의 길이가 워낙에 짧기에 캐스팅시에 줄꼬임이나 그런게 심하기에 짧게 했습니다. 그리고 바다의 상황이 벵에돔이 물위에 떠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기에~~ ㅎ 별 걱정없이 채비를 꾸렸습니다.

 

처음으로 에깅대에 찌낚시 장비를 하고~~ 할아버지가 있는 방파제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사온 새우미끼를 바늘에 끼고 채비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고맙게도.. 할아버지가 내 찌가 떨어진 곳에~~ 밑밥도 뿌려주시고~~ 서로 오손도손 얘기를 하면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낚시를 시작하고 5분이 지나자마자 찾아오는 입질들~~~ ㅎㅎ 할아버지 그리고 나에게 둘이 동시에~~ 계속적으로 입질이 들어옵니다. 에깅대이기에.... 손에 전해지는 느낌이 막~ 찌릿찌릿 하진 않지만... 오랜만에 .... 맛보는 벵에돔의 손맛이기에 정말로 짜릿짜릿 했습니다.

 

 

거의 새우 한마리에 벵에돔 한마리씩~~~ 잡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점점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서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할아버지보다 먼저 낚시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잡은 고기중에서 작은 고기는 다 바다로 돌려보내고 먹음직스런 넘들만 골라내었습니다. 그리고 딱 밥 반찬으로 먹을 정도만 챙긴 후 나머지는 할아버지께 드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저는 에깅대만 휘두르면서 꽝치는 낚시를 했을텐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벵에돔의 손맛을 봤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바다낚시를 오랜시간 하지는 않았지만.. 1시간정도 하면서... 낚시라는 것에 또다른 매력을 느꼈습니다.

 

낚시라는 매개체로 나이를 막론하고 같은 갯바위에 서있다는 존재만으로 서로간의 장벽을 허물고, 서로 원래 알았던 사람처럼 급친해지고요. 정말 좋은 취미생활인 듯 합니다.

 

 

바로 어제 이렇게 좋은 인연을 통해 손맛도 보고~~ 잡은 고기로 어머니께서 맛있는 조림을 해주셔서 어머니와 둘이서 같이 쐬주 한잔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예상치못한 인연을 선물해주고, 예상치못한 먹을거리를 선물해주고, 예상치못한 희열을 선물해준 바다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낚시를 이제 갓 시작하시는 분들께 한말씀 올립니다.~!!

낚시를 가셔서 주위에 사람이 있다면, 뻘쭘해하지 마시고 한번쯤 말을 걸어보세요. 그러면~~ 그 사람은 절대 못본체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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