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바다 쪽으로 관심 없는 사람에게 영등철은 조금 낯선 단어일 수 있습니다.
영등철이란 '하늘에서 바람을 관장하는 영등 할미가 음력 2월 1일부터 한 달간 땅으로 내려와 머무는 시기'를 뜻합니다. 이때 바다의 수온은 최하로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날씨의 영향으로 바다 수온이 매우 낮아지고 물고기들은 자신의 적정온도가 있는 곳을 찾아 멀리 가버리거나 본인의 서식지로 들어가 먹이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영등철=저수온기"는 같은 의미를 품고 있는 말로 이때의 바다낚시는 잡어의 입질 한번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날이 그랬습니다. 바다속에 들어간 미끼는 지속적으로 살아돌아오고, 수온이 엄청나게 떨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때는 어느 겨울철 오후 4시....
제가 다녀온 도보 포인트는 어디일까요???
제가 다녀온 제주도내 도보포인트는 제주도 서귀포시 예래동에 위치한 "큰코지"라는 포인트입니다. 해당 포인트는 겨울철 제가 자주찾는 갯바위 해질녘~밤낚시 포인트입니다. 이곳을 찾았을때 왠만해서는 꽝 낚시를 한 적이 없으며, 겨울철 해질녘타임에 엄청난 대물들이 갯바위 주변을 타고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여러번 느꼈기에 망설임없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큰코지 포인트는 주차를 하고 조금 들어가시면 등대 앞으로 넓은 갯바위가 펼쳐져 있습니다.
▲넓은 갯바위 형태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너울의 유무에 따라 낚시하기 편한 곳에 자리를 잡으시면 됩니다.
단, 워낙 유명한 도보포인트로 늦게 찾는 경우 포인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제가 포인트를 찾은 시간은 오후 4시경입니다. 이때부터 저녁 7시까지 3시간정도의 해질녘 피크타임 낚시를 진행 할 계획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큰코지 앞 곶부리입니다. 왠일인지 이곳에 사람이 없네요.
▲곶부리 왼쪽 홈통입니다. 제가 큰코지 포인트 중 해질녘~밤낚시에서 공략하는 지점입니다.
▲홈통 부근에 지속적으로 밑밥을 뿌리면서 낚시를 하려고 했으나, 강한 너울의 영향으로 해당 자리는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오른쪽 곶부리에 서서 반탄류를 공략할 계획으로 채비를 꾸립니다.
낚시대 : 아피스 해성블루 1.2-500
릴 : 다이와 토너먼트 2500LBD > 미장스플
원줄 : 선라인 블랙마크 3.5호호
어신찌 : G2 기울찌
수중찌 : 쿠션수중
도래 : G7 소형도래
목줄 : 2호, 목줄 중간에 G6번 봉돌
바늘 : 벵에돔 6호
이곳 포인트의 경우 낮 시간대에는 약 30미터 캐스팅하여 오른쪽으로 흘러가는 조류에 채비를 태워주시는게 좋습니다. 그런데요. 이날은 남서풍의 영향으로 조류의 방향과 바람의 방향이 정 반대였습니다. 원거리 캐스팅하여 공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갯바위 주변은 너울이 남기는 반탄류가 아주 잘 형성되어 있기에 반탄류를 직접 공략하기로 합니다. 반탄류가 강하기에 목줄을 잡아줄 수 있는 소형 봉돌을 달아줍니다.
▲반탄류가 강해도 너무 강합니다. 채비를 운용하면서 반탄류에 채비를 태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목줄에 봉돌을 조금 더 무겁게 달아주고 낚시를 지속적으로 했으나 채비 내림이 쉽지 않고 새우는 계속 살아돌아옵니다.
▲한마리야... 물어주라! 머라도 좋으니까...
▲시간은 흘러 50cm급 벵에돔이 입질하는 타이밍입니다.
그저 한마리. 큰 녀석 한마리를 보기위해 온 것이기에 지금 이 시간을 집중합니다.
▲해질녘이 되면서 바람도 약해집니다. 원래 계획했던 홈통 부근에 밑밥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 갯바위 부근을 공략합니다.
▲바다는 한마리 물어줄 것 같은 상황이지만 아무런 입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저는 새우 한번 따먹히지 않는 제대로 된 저수온기 낚시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제주도 바다의 수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떨어지다가 낮아진 수온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을 것 입니다. 그 시기는 분명 굶주린 녀석들이 왕성하게 입질을 해 줄 것 입니다. 그 시기가 언제 올지 모르기에 저는 매일같이 바다를 찾아봅니다. 올해는 꼭 50cm 이상의 벵에돔을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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